
안녕하세요? 국립암센터대학원대학교의 부대학원장 기모란입니다.
웹진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이번 호는 우리 곁에 와 있는 국제 학생들의 꿈과 열정, 그리고 그들과 함께 세계인으로 성장하는 한국 학생들의 도전을 담고자 합니다.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암 정복을 향한 공통의 목표로 모여 든 이 배움터에서, 우리는 국경을 넘어 지식이 연결되고 마음이 확장되는 장면들을 매일 마주합니다.
이 여정의 든든한 축은 바로 헌신적인 교수님들입니다. 연구·진료·정책 현장을 두루 경험한 교수진은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가능성을 북돋아 키워내며, 실험실의 작은 발견을 환자 곁의 큰 변화로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가르침은 지식의 전달을 넘어, 서로를 존중하고 다른 문화를 이해하는 태도로 확장되어 우리 공동체의 품격을 높이고 있습니다.
국립암센터의 연구소, 부속병원, 국가암관리사업본부, 대학원이 각자의 자리에서 보여준 방향과 성과는 모두 같은 지점을 향하고 있습니다. 첨단 융합연구로 암 극복의 해법을 제시하고, 환자에게 신뢰받는 치료를 제공하며, 데이터에 근거한 국가 전략으로 국민의 암 부담을 낮추고, 글로벌 역량을 갖춘 인재를 길러내는 일. 이 네 축이 긴밀히 맞물려 돌아갈 때, 우리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삶의 질을 개선하며, 궁극적으로 국가 암 정복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대학원의 과제는 더 많은 학생들에게 기회를, 더 넓은 세계로 가는 발판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국가의 학생들이 서로의 차이를 배우고 공통의 가치를 세워가는 경험은, 글로벌 헬스의 복잡한 과제를 해결할 협업 역량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국립암센터의 모든 구성원 여러분, 그리고 파트너 기관과 동문 여러분의 응원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국립암센터대학원대학교 부대학원장 기모란
2025 대한진단유전학회 우수연제상 2건 수상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양한광) 암의생명과학과 김혜지 석사과정 대학원생과 표적치료연구과 강민채 연구원이 대한진단유전학회(Korea Society for Genetic Diagnostics) 제20회 학술대회에서 각각 구연 부문과 포스터 부문에서 우수연제상을 수상했다.
대한진단유전학회 학술대회는 유전질환 관련 검사와 분자 기법을 다루는 국내 주요 학술행사로,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대한의학회 정회원 학회 인준을 기념하며 진단유전학의 발전 과정을 돌아보고, 향후 임상 적용 및 정책 방향성을 함께 논의하는 뜻깊은 장으로 마련되었다. 총 9개 세션을 통해 다양한 연구 성과가 발표되며 최신 동향을 공유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다.
김혜지 대학원생은 공선영‧문성호 교수의 지도 아래 ‘구인두암에서 순환 종양 HPV(인유두종바이러스) DNA 검출을 위한 ddPCR(미세방울 디지털 중합효소연쇄반응) 분석법 개발 및 활용(Droplet Digital PCR Assay for Circulating Tumor HPV DNA: Development and Application in HPV-Associated Oropharyngeal Cancers)’를 주제로 구연 발표를 진행해 우수연제상을 수상했다. 해당 연구는 구인두암 환자의 혈액에서 HPV DNA를 민감하고 정밀하게 검출할 수 있는 최신 유전자 증폭 기술인 ddPCR을 활용해 진단 정확도를 평가한 것으로, 조직을 직접 채취하지 않고도 혈액으로 암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비침습적 진단법의 가능성을 제시한데 의의가 있다.
강민채 연구원은 공선영 교수의 지도 아래 ‘사회적 사건 및 정책 변화가 유전자 검사 이용에 미친 시간적 영향: 다중 개입 중단시계열 분석’을 주제로 포스터를 발표해 포스터 부문 우수연제상을 수상했다. 다중 개입 중단시계열 분석이란 ‘시간 흐름에 따른 여러 사회적 사건이 검사 이용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는 통계 방법’으로, 이번 연구에서는 유방암·난소암 환자의 유전자 검사 이용률이 안젤리나 졸리의 BRCA 변이 공개, 코로나19 팬데믹, 보험 적용 확대 등의 주요 사건을 계기로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분석했다. 특히 BRCA 유전자 검사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 이후 검사율의 급증이 관찰돼 정책적 지원의 효과가 입증됐다.
두 연구를 지도한 공선영 교수는“두 연구 모두 유전 진단 기술의 실제 적용 가능성과 공중보건적 의미를 보여준 우수 사례로, 임상 및 정책 영역에서 유전체 의학의 활용이 더욱 확대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했다”며 “앞으로도 환자 중심의 정밀의학 연구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들은 보건복지부 공익적암연구사업(NCC-2212510 & NCC-2510520 & NCC-2410821)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용어 설명>
○ 구인두암 :
구인두암은 입과 목 사이에 위치한 ‘구인두’라는 부위에 생기는 암으로, 이 부위는 음식을 삼킬 때나 말을 할 때 사용하는 혀의 뒷부분, 목젖 주변, 편도(편도선), 입천장 뒤쪽 벽 등이 포함된다.
○ HPV(인유두종바이러스) :
사람 몸에 감염되어 사마귀를 만들거나, 자궁경부암·구강암·구인두암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바이러스이다.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보건AI학과 석사과정 장준하 대학원생(지도교수 김현진·공선영)이 소속 연구팀의 유전체 분석 연구를 바탕으로,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가 운영하는 유전변이 데이터베이스 ‘클린바(ClinVar, https://www.ncbi.nlm.nih.gov/clinvar/)’에 총 10건의 유전변이를 제출해 모두 등재 승인을 받았다.
ClinVar는 유전자 변이에 대한 임상적 해석과 과학적 근거를 공유하며, 병원성 여부를 국제적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공공 데이터베이스로, 전 세계적으로 의료 유전체 해석의 신뢰성과 표준화를 도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등록된 유전변이 정보는 주로 서양권 데이터에 편중되어 있어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 환자의 유전변이 해석에는 어려움이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2016년 첫 유전변이 1건을 ClinVar에 등재한 것을 시작으로, 최근 2025년까지 총 10건의 변이를 등록하며 유전체 해석 분야에서 지속적인 기여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 등재된 유전변이들은 모두 국내 암 환자의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하며, 연구팀이 직접 수행한 실험과 기능 분석 결과를 출판한 논문을 근거로 하여 임상적 해석을 포함한 구조화된 형식으로 제출되었다.
특히, BRCA2 유전자의 c.317-10A>G 변이는 ‘양성 가능성(Likely benign)’에서 ‘의미 불확실성(Variant of Uncertain Significant)’으로, BRIP1 유전자의 c.1794+1G>A 변이는 ‘병원성 가능성(Likely Pathogenic)’에서 ‘병원성/ 병원성 가능성(Pathogenic/Likely Pathogenic)’으로 CinVar의 분류가 변경되었으며, 이는 연구팀이 제시한 실험적 근거와 임상적 해석이 ClinVar의 평가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결과로, 유전변이 해석의 신뢰성을 높이는데 기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여기서 '병원성'이란 암과 같은 질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 변화를 의미하며, 이러한 정보는 환자의 질병 위험도 평가와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유전변이는 변이 해석을 위한 분류 기준인 ‘미국 의학 유전학 및 유전체학 대학(American College of Medical Genetics and Genomics, ACMG)’ 및 ‘분자 병리학 협회(Association for Molecular Pathology, AMP)’가이드라인에 따라 병원성(Pathogenic), 병원성 가능성(Likely pathogenic), 의미 불확실성(Variant of Uncertain Significance, VUS), 양성 가능성(Likely benign), 양성(Benign) 변이로 분류된다.
이번 ClinVar 등재는 총 두 편의 학술 논문에 보고한 내용을 기반하고 있다. 첫 번째 논문은 유전성 유방암 및 난소암 환자의 인트론 변이(intronic variant)의 엑손 스플라이싱(exon splicing)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유진선 외, Cancer Science, PMID: 32761968)로, 엑손 스플라이싱은 유전자가 단백질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유전정보의 일부를 선택적으로 연결하는 중요한 단계로, 이 과정에 문제가 생기면 비정상적인 단백질이 생성되어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 논문은 한국인 암 환자 3987명의 유전체를 분석해 PALB2 유전자의 병원성 변이 빈도 및 임상적 특성을 밝히고, c.3350+5G>A 변이에 대한 기능 검증을 수행한 연구(강민채 등, ESMO Open, PMID: 39999518)이다.
이번 ClinVar 제출을 주도한 장준하 대학원생은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의 유전변이 데이터가 여전히 국제 데이터베이스에서 충분히 대표되지 못하고 있는데, 우리 연구팀의 실험 결과와 분석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공선영 교수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유전자 변이의 임상적 해석이 ClinVar의 기존 분류를 변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었던 점은 매우 뜻깊은 성과”라며, “앞으로도 국내 환자의 유전체 정보를 국제적으로 신뢰받는 자원으로 정립해 나가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연구팀은 앞으로 더 많은 한국인 특이적 유전변이를 발굴하고 기능 검증을 통해 ClinVar에 지속적으로 기여할 계획이며, 특히 아직 해석이 불분명한 다수의 유전변이(VUS, Variants of Uncertain Significance)에 대한 기능 연구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국내 유전체 데이터의 국제적 표준화와 더불어, 실제 암 진료 현장에서 아시아인 환자를 위한 정확한 유전변이 해석의 중요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연구 성과는 임상 현장에서 유전성 암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환자 맞춤형 치료법 개발로 이어져 한국인에게 최적화된 정밀의료 실현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ClinVar 제출은 국립암센터 공익적 암 연구사업 (NCC-2410821-2)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용어설명>
○ 인트론 변이(Intronic variant) :
우리 몸을 구성하는 유전자(DNA)는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음. 이 유전자에는 실제로 단백질을 만드는 중요한 부분(Exon)과 그렇지 않은 중간 부분(Intron)이 섞여 있음.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엑손만 연결되어야 하는데, 이것을 ‘스플라이싱(splicing)’이라고 함. 그런데 때때로 인트론에도 변이(이상)가 생길 수 있는데, 이것을 인트론 변이(intronic variant)라고 함.
대한암예방학회 ‘오색 심포지엄’에서 최우수 구연발표상수상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강원도 원주 오크밸리에서 개최된 ‘2025 대한암예방학회 오색 심포지엄’에서, 암 예방과 관련된 연구 성과를 발표한 공로로 최우수 구연 발표상(Best Oral Presentation Award)을 수상했다. 오색 심포지엄은 암 예방 및 조기진단, 정밀의료, 보건정책 등 다양한 분야의 최신 연구를 공유하는 국내 주요 학술행사로, 전국의 연구자들이 참여해 활발한 학술 교류를 펼쳤으며, 우수 발표자에 대한 시상도 함께 진행되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연구진은 유전자 검사 활용 및 환자의 질병 인식과 관련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를 진행했으며, 해당 연구는 실용성과 공익적 가치, 발표 내용의 완성도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구연 발표 부문 최고상인 Best Oral Presentation Award를 수상했다. 수상자는 국립암센터 소속 대학원생 및 연구원인 강민채, 장준하, 조유진, 린 티 마이 부이(Linh Thi My Bui), 게시카 란질로 데 알메이다 눈스(Gessica Lanzillo de Almeida Nunes)로, 이들은 각기 다른 주제를 다루면서도 암 예방이라는 공통된 방향 아래 협력하여 발표를 준비해 심사위원단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포스터 발표 부문에서도 국립암센터 소속의 주민재, 박선희 연구원이 최우수 포스터상(Best Poster Award)을 수상하며, 국립암센터 연구진의 탁월한 연구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아울러, 이번 심포지엄은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김정선 교수가 대한암예방학회 제20대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주요 학술행사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자리이기도 했다. 앞으로 1년간 학회를 이끌며 국내 암 예방 및 공공의료 연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국제 협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공선영 교수는 “이번 수상은 암 예방 연구에 있어 협업의 중요성과 국립암센터 연구진의 전문성을 입증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국민 건강을 위한 과학적 근거를 축적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우간다에 암 관리 노하우 전수
국립암센터는 최근 우간다 보건의료 인력을 대상으로 초청 연수를 실시했다. 이번 연수는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FIH)이 지원하는 ‘우간다 국가 암 관리 및 역량강화사업 컨설팅’의 일환으로, 지난 2월 우간다 보건의료 분야 고위급 초청 연수에 이어, 현장에서 활동하는 실무진을 대상으로 마련됐다. 연수단에는 우간다 보건부 비전염성질환 주요책임자, 암 연구소 간호사 및 세포병리사, 음바라라 지역 전원병원 부인과 의사 및 간호사, 음바라라구 지역보건담당관 등 총 7명이 참여했다.

연수단은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기모란 교수 연구팀과 오진경 교수의 주도 아래, 암빅데이터센터, 암예방검진센터, 바이오뱅크, 양성자치료센터 등 첨단 시설을 둘러보고, 국가암관리사업, 종양간호, 호스피스·완화의료, 자궁난소암센터, 병리과 실습 등 다양한 강의와 임상 교육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국립암센터의 선진 암 관리와 치료법에 대한 노하우를 직접 전수받았으며, 양한광 원장으로부터 한국 암 관리의 성공 비법과 국립암센터 연구 활동을 소개받는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이어, 일산동구보건소, 질병관리청, 한국건강관리협회 등 외부 전문기관 현장 견학을 통해 한국의 공공보건의료기관의 역할, 공중보건 위기 대응 및 국가 만성질환 관리, 건강검진 프로그램 등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이번 연수를 통해 국립암센터가 축적해 온 암 예방·진단·치료 분야의 선진 기술과 임상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암 관리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국립암센터는 기관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데이터를 통합·분석하고, 상호 지식 공유를 통해 국내외 암 관리 역량을 함께 높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앞으로도 데이터 기반 연구와 국제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세계 보건의료 향상과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연수생 대표 프랭크 무가베 박사(Dr. Frank Mugabe)는 “이번 연수를 통해 한국의 발전된 의료시스템을 직접 경험하면서, 한국의 시스템을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지만, 우간다 현실에 맞는 방식으로 의료시스템을 구현하고 발전시킬 수 있겠다는 희망을 얻었다”며 “앞으로도 한국과의 지속적인 협력 및 공동 연구를 통해 양국 국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컨설팅사업 책임자인 기모란 교수는 “이번 연수를 통해 우간다 실무진에게 한국의 암 관리 경험과 최신 기술을 공유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앞으로도 우간다의 암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한 맞춤형 컨설팅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긴밀한 교류와 협력을 통해 글로벌 암 관리 역량 강화에 기여하겠다” 고 밝혔다.
한국 자궁경부암 2034년 조기 퇴치 가능성 제시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양한광) 보건AI학과 최귀선 교수 연구팀이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접종 전략을 분석한 결과, 현재 정책을 유지할 경우 자궁경부암이 2044년에 퇴치될 것으로 전망되며,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검사로 전환하고 백신 접종률 90% 달성시 2034년 조기 퇴치가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여성 약 2,600만 명을 대상으로 2100년까지의 HPV 감염과 및 자궁경부암 발생 과정을 반영한 수리모델링(dynamic modeling)을 수행하였다. ▲검진 시작 연령(20세·25세), ▲검진 간격(2·3·5년), ▲검사 종류(자궁경부세포검사·고위험 HPV 검사) 등 총 36가지 전략을 분석했다.
그 결과 현행 HPV 백신 접종률 75%와 국가암검진 수검률 51.5%(20세 이상 여성 대상 2년 주기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유지할 경우, 2044년에 세계보건기구(WHO) 퇴치 기준(발생률: 여성 10만 명당 4명 이하)을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WHO가 제시한 90%의 HPV 백신 접종률과 70% 수검률 목표를 달성하면 퇴치 시점을 2040년까지 앞당길 수 있다. 다만 선별검사 방법을 고위험 HPV 검사로 전환하고, WHO가 제시한 90%의 HPV 백신 접종률과 70% 수검률 목표를 달성하면 퇴치 시점을 최대 10년 이상 앞당겨 2034년에 자궁경부암을 퇴치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60만 명이 새로 발생하고 34만명이 사망하는 대표적 여성암이다. WHO는 2020년 11월 세계보건총회에서 회원국 전원 합의로 ‘자궁경부암 퇴치’를 공식 채택하고, 2030년까지 ▲15세 이전 HPV 백신 접종률 90% ▲35세·45세 자궁경부암 검진율 70% ▲ 환자 치료 접근성 보장률 90% 라는‘90-70-90’ 목표를 제시했다. 자궁경부암 퇴치(Elimination of Cervical Cancer)는 단순히 모든 환자가 사라진다는 “근절(eradication)” 개념과는 다른 것으로, 자궁경부암이 더 이상 공중보건학적으로 중요한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으로 발생(인구 10만명당 4명 이하)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형 이미지입니다. 실제와는 다를 수 있음을 알립니다. -
우리나라는 국가암검진사업으로 2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2년마다 자궁경부세포검사를 전액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국가검진사업에 힘입어 지난 20년간 우리나라의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18.8명에서 12.3명으로 떨어졌다. 2016년부터는 만 12세 여아를 대상으로 한 HPV 백신 무료 접종을 시행해 2023년 기준 약 74%의 접종률을 보이고 있다. HPV 백신은 오래전부터 검증된 단백질 기반 백신으로 WHO, 미국 질병관리청(CDC), 유럽의약품청(EMA) 등 국제 기구에서 그 안전성이 입증되었다.
국립암센터 양한광 원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민국이 자궁경부암 퇴치 선도국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국립암센터는 우리나라의 우수한 암관리 경험과 전략을 다른 국가에도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구책임자인 최귀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국이 자궁경부암 퇴치 목표에 얼마나 근접했는지를 보여주는 과학적 근거라며, HPV 백신 효과는 수십 년 후 나타나는 반면, 검진은 즉각적으로 암 발생을 줄인다”며 “국가가 주도하는 국가암검진 정책이 자궁경부암 퇴치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비용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고위험 HPV 검사가 현재 국가암검진에서 제공하는 자궁경부세포검사에 비해 약 4배 정도 비싼 검사임을 고려할 때 국가암검진사업에 고위험 인유두종바이러스 검사를 도입하는 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2025년 8월 12일 세계적 의학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됐다.
AI로 암 진단·치료 혁신 앞당긴다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보건AI학과 데이비드 호(David Ho) 교수 연구팀은 암 진단·치료 분야의 최신 동향을 다룬 리뷰 논문을 통해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정밀 진단·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AI가 의료진의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을 넘어 암 진단과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음을 제시했으며, 논문은 국제학술지 캔서 리서치(IF 16.6) 특별 시리즈 「컴퓨터 연구·데이터 과학·AI로 여는 암 연구의 새로운 발견」에 게재됐다.
정확한 암 진단과 치료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의료진의 숙련도나 해석 차이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거나,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환자 맞춤 치료에 충분히 활용하기 어려웠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AI 기술에 주목했다.
AI는 ‘재현성’과 ‘설명 가능성’ 면에서 임상 현장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재현성’은 동일한 환자 데이터를 여러 의사가 분석하더라도 결과가 달라지지 않도록 만드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AI는 전립선 조직검사 이미지를 분석해 동일한 기준으로 암세포 의심 부위를 표시해, 사람마다 다른 진단 결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설명 가능성’은 AI가 어떤 근거로 판단했는지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AI는 의료 영상 이미지에서 주목한 부위를 색으로 표시(히트맵)해, 의사가 그 근거를 쉽게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돕는다.
현재 AI 기술은 암 진단과 연구 전반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의료 영상에서 암의 위치와 경계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구분하는 지도학습 기반 기술 ▲일부 데이터에만 정답이 있어도 패턴을 학습해 정확도를 높이는 약지도학습 기술 ▲실제 환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새로운 의료 데이터를 만들어내어 데이터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생성 모델 ▲ 정답이 없는 데이터도 스스로 학습하여, 향후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 개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자기지도학습 기술 등이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실제 임상 적용 단계로 빠르게 나아가고 있다. AI는 특히 MRI, CT 등 의료 영상 분석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이며, 병리학에서는 현미경으로 관찰한 조직 이미지를 정밀 분석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이고 새로운 치료 표적(바이오마커)을 찾아낼 수 있다. 더 나아가 ‘다중모달 AI’는 영상, 조직검사, 유전정보, 임상 데이터를 한데 모아 분석함으로써 환자별 예후를 예측하고 맞춤형 치료를 실현할 가능성을 열고 있다.
데이비드 호 교수는 “AI는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니라, 의사에게 근거 기반의 조언을 제공하는 ‘설명 가능한 동료’가 될 수 있다”며 “AI를 활용하면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고,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이는 등 암 환자 치료 성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설명 가능성(Explainability) : AI가 내린 판단에 대한 근거를 보여주는 기능
○ 지도학습(Supervised Learning) : 라벨이 있는 데이터를 학습해 새로운 데이터를 판단하는 방식
○ 약지도 학습(Weakly Supervised Learning) : 약한 라벨(예를 들어 케이스 레벨의 라벨)을 통하여 학습할 수 있는 기술
○ 생성 모델(Generative Model) : 실제와 비슷한 새로운 데이터를 생성하는 AI 기법
○ 자기지도학습(Self-Supervised Learning) : 라벨 없이 데이터 자체만으로 스스로 학습하는 방법
○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 :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여러 분야에 적용 가능한 큰 규모의 AI 모델
○ 다중모달 AI(Multimodal AI) : 영상, 조직검사, 유전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한꺼번에 분석하는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