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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생존자가 조심해야 하는 이차암은

- 국립암센터, 난소암 생존자의 이차암 발생위험 및 암종 분석결과 발표 -

난소암은 왜 생기는가? 상피성 난소암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가장 널리 알려진 가설은 ‘끊임없는 배란’설이다. 배란에 따른 난소 상피의 손상과 복구가 거듭되는 중에 이상 복구가 일어날 수 있고, 그로 인해 상피성 난소암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설이다. 따라서 총 배란주기가 많을수록, 즉 초경 연령이 어리고 폐경 연령이 늦을수록, 그리고 임신 횟수가 적을수록 난소암의 위험도가 증가한다.

확실한 위험인자로 알려진 것은 저출산과 불임, 유전적 요인, 그리고 자궁내막증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출산력이 없는 여성은 4명 이상을 출산한 사람에 비해 난소암 발생 가능성이 2.4배이며, 불임 기간이 5년 이상인 경우에는 그 기간이 1년 이내였던 경우보다 2.7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난소암이나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BRCA1, BRCA2 유전자가 있는 경우 난소암이 증가하며, 자궁내막증도 난소암의 위험 요인이다.

이 외에 빠른 초경, 늦은 폐경도 난소암 위험인자이며, 석면에 과다 노출된 경우에도 발병 위험이 증가한다. 최근의 역학 연구에서는 유당과 유제품의 섭취가 많을수록 난소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보고도 있다. 왜 그런지 확실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유제품 속의 유당 성분인 갈락토스(galactose)가 그 같은 작용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난소암은 부인암 중 사망률이 가장 높은 암으로 꼽힌다. 체계적인 검진법이 확립되지 않아 진단 당시 전이가 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적극적 수술과 복강 내 항암치료, 표적치료의 도입으로 치료성적이 차츰 좋아지면서 생존 이후 이차암이라는 새로운 문제가 대두됐다. 이차암은 암 치료 후 새로운 암이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기존 암의 재발에 신경쓰다 보면 다른 부위에 생기는 이차암은 놓치기 쉽다. 최근 국립암센터가 난소암 생존자의 이차암에 대한 분석결과를 발표하면서 이차암에 대한 지속적 관리의 필요성을 당부했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은숙) 임명철 암환자헬스케어연구과장(산부인과 전문의)과 원영주 중앙암등록사업부장 연구팀은 1993년에서 2014년까지 국내에서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복막암으로 진단받은 20,738명(상피성 난소암 19,767명, 난관암 506명, 복막암 465명)의 생존자를 대상으로 이차암 발생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대상자 중 798명(3.84%)에 게서 이차암이 발생했는데, 이는 일반인의 암 발생 위험에 비해 약 1.3배 높은 수치이다. 발병 시기는 평균적으로 원발암을 진단 받은 5.5년 뒤인 것으로 나타났다.

암종별로 보면 발생 위험이 백혈병 3.1배, 폐/기관지암 1.8배, 대장암 1.6배, 직장암 1.4배, 갑상선암 1.3배, 유방암 1.3배 증가했다.

어떤 이차암이 발생했는지에 따라 생존자의 예후에도 영향을 미쳤다. 갑상선암과 유방암이 이차암으로 발생한 생존자의 생존율(이차암 발생 이후의 생존율)은 각각 82.6%, 70.5%인데 반해, 폐·기관지암이나 혈액암이 발생한 경우 생존율이 각각 34.4%, 29.4%에 머물렀다.

임명철 과장은 “난소암 생존자의 이차암을 유발하는 원인은 유전적 요인과 난소암 치료를 위해 사용한 항암치료 관련으로 나눌 수 있다”면서 “가족력이나 BRCA 등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 난소암 생존자의 경우 치료가 완료된 후에도 재발뿐 아니라 유방암에 대한 검진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항암제를 장기 사용한 경우, 혈액암 등이 증가할 수 있어 의료진과 이에 대한 상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임 과장은 “환자의 가족력이나 치료 유형을 보면 이차암의 가능성에 대해 임상적으로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난소암에 대한 1차적인 치료가 끝나면 의료진부터 이차암 관리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향후 암 생존자의 이차암 발병 유형에 대한 자료가 축적되면, 암 생존자의 이차암에 대한 맞춤형 관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적 학술지인 '바이오매드센트럴 암(BMC Cancer)’에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