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의 미래 : 유전체, 영양, 그리고 AI
대한암예방학회 회장
김정선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암,
2022년 기준 약 2천만명이 새롭게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암 발생 위험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러한 개인별 암 위험 예측에 사용되는 도구로서 다유전자 위험도(Polygenic Risk Score, PRS)가 있습니다.
RS는 여러 유전자 변이가 암 발생에 기여하는 정도를 종합하여 수치화한 지표로, 개개인의 유전적 암 취약성을 설명해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PRS가 높은 사람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은 암 발병 위험을 가질 수 있으며, 이는 희귀 유전변이를 가진 경우와 비슷한 수준의 위험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이 정보를 활용하면 고위험군을 선별하여 정밀한 예방 전략을 수립하는 길이 열릴 수 있습니다.
유전적 취약성, 생활 습관으로 극복 가능할까요? PRS가 중요하다고 해서 유전자만이 암 발병을 결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흡연, 음주, 비만 등 우리 주변의 익숙한 생활 습관 요인 또한 암 위험에 크게 기여합니다.
흥미롭게도, 평생 금연할 경우 유전적으로 폐암 위험이 높은 사람도 그 위험을 약 62%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생활 습관 개선의 강력한 힘을 보여줍니다.
이는 유전적 고위험군에게도 건강한 생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시사합니다. 따라서 암 위험 예측 모델은 유전 정보뿐만 아니라 식습관, 운동, 흡연, 음주 여부 등 개인의 생활 및 임상 정보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유전체 정보가 없어도 암 위험을 예측할 수 있을까요? 모든 사람이 유전체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높은 비용과 접근성 문제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제안된 것이 바로 대체 모형(proxy model)입니다.
이는 유전체 정보 없이 생활습관 및 임상 데이터만으로 PRS를 추정하는 방식입니다. 물론 유전체 기반 PRS만큼의 정확도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영국 코호트 연구에서는 생활 습관과 임상 데이터를 활용하여 대장암 발병 위험을 예측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즉, 유전체 정보가 없는 인구집단에서도 암 위험도를 추정하여 대규모 예방 프로그램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입니다. AI가 제시하는 개인 맞춤형 영양 솔루션 최근에는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멀티모달 AI가 유전적, 임상적, 행동적 데이터를 통합하여 개인별 맞춤 식이 조언을 제공하는 연구를 활발하게 이끌고 있습니다.
AI는 유전체 데이터, 식이 기록, 건강검진 결과 등 방대한 정보를 분석하여 각 개인의 영양 요구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ChatDiet 연구는 인과 추론 기반의 개인 모델과 인구 모델을 LLM과 결합하여 사용자 상태에 최적화된 음식 추천과 설명을 제공하는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RAG(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방식은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에서 관련 정보를 검색한 후, LLM이 이를 활용하여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맞춤형 식단 조언을 생성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첨단 시스템은 유전체 PRS뿐만 아니라 개인의 생활 습관과 임상 기록을 종합하여, 그 결과를 자연어로 설명해주는 개인 맞춤형 영양 솔루션을 제공하며, 이는 더 나아가 암 예방을 위한 최적의 식이 및 생활 습관 가이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AI와 정밀영양의 만남, 미래 건강관리의 핵심 유전체와 AI를 결합한 정밀영양 기술은 미래 의료 분야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생물정보학과 유전체학의 긴밀한 통합이 정밀영양 발전의 핵심이며, 이러한 기술이 보건 및 의료 분야 전반에 널리 적용되면 공중 보건과 개인 건강증진에 큰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결국 AI와 유전체 데이터의 융합은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우리 각자에게 최적화된 건강한 삶의 방향을 제시할 것입니다.

